파트릭 모디아노는 201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작가입니다. 그의 대표작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기억을 잃은 사설탐정 '기 롤랑(Guy Roland)'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과거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모디아노의 세계를 특유의 짧고 절제된 문장으로 그려낸 이 소설에 대한 두서없는 서평입니다. 1. 유령들의 박물관 한때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비치된 물건들이 들고 났던 상점. 초콜릿 가게, 사탕 가게, 담배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을 거리. 지나간 시간들은 그 가게들이 진열해놓았던 어느 작은 상자 속에 오래된 사진들처럼 보관되거나, 바래거나, 잊혔다. 그리고 이제 불이 꺼지고 아무도 살지 않는 이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소설의 주인공 ..